각자성석刻字城石은 성을 쌓은 연도와 공사를 맡은 고을, 담당 구간의 시작과 끝, 공사 거리, 담당자의 직책과 이름 등을 새긴 성돌이다. 이는 축성 과정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부실이 발생했을 때 해당 구간의 보수 책임을 확인하기 위한 조선시대의 ‘공사 실명제’로 이해된다.
남소: 각자성돌은 성벽임과 동시에, 성을 쌓은 사람들의 노동과 행정적 책임을 돌 표면에 고정한 기록 매체이다. 그러나 읍성이 기능을 잃은 뒤 일부 성돌은 원래 자리에서 이탈해 저수지 제방이나 생활공간의 건축재료로 사용되었고, 이후 복원 과정에서 다시 발견되거나 성벽에 편입되었다. 경계를 구분짓던 돌이 생활의 재료로 전유되고, 다시 문화유산으로 호명되는 과정에서 그 위치와 기능, 의미도 계속 변화해 온 것이다.
기록된 자료와 현재의 실측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일부 돌은 원래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고, 이동하거나 유실된 돌도 있으며, 개별 크기와 보존 상태에 관한 기록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남아 있는 돌에서도 풍화와 마모로 글자가 점차 희미해지는 것을 목격하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